영축산은 집 근처에 있던 동네 산이었다. 간혹 산을 지나칠 때마다 여기는 어떨까? 하고 궁금해하긴 했지만 막상 올라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어느 날 우연히 버스정류장에 붙은 "영축산 순환산책로"에 관한 광고판을 보았다. 얼핏 보기에 잘 되어 있는 것 같아 궁금해서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예전에 가봤는데 그저 그랬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사실 실제로 어떨지 몰랐지만 왠지 모를 거부감에 그냥 그렇게 지나갔었다.
그러다 그 광고판도 자주 눈에 띄고 우이천을 걷다보면 영축산 순환산책로 표지판이 눈에 띄어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길이 깔끔하고 잘 되어있는 것 같아 어느 날 엄마와 함께 올라보기로 했다.
우리는 꿈의숲SK 뷰 아파트 근처 입구에서 시작했다. 매번 보던 안내판이 그 근처이기도 했고 다른 시작점은 잘 모르기도 해서 가장 알기 쉬운 곳으로 가보았다.
영축산을 오르고 내리는 산길은 다양하지만 데크길로 이루어진 순환산책로 입구는 크게 4곳이다.
1. SK뷰 아파트 -- 우이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영축산 순환산책로 안내판을 볼 수 있다. (교육촌. 벼루말 버스정류장 11-341 근처)
2. 광운대역 -- 광운대역 근처 '싸다김밥'집 옆 골목길로 들어가면 순환산책로로 이어지는 안내표지를 확인할 수 있다.
3. 월계문화체육센터
4. 광명교회
노원구청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처음엔 정말 기대조차 하지 않고 갔는데 생각보다 데크길로 이어진 길은 너무나 좋았다. 나무도 울창하고 새소리도 들리고 산 특유의 시원한 공기가 와닿았다. 걸으면서 이 순환산책로가 정말 좋다고 느꼈던 것은 노약자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영축산은 높이가 93m 정도로 높지 않기에 데크길이 초입부터 정상까지 이어져있었고, 걷기 힘든 분들을 위해 난간에 손잡이와 걸터앉을 수 있는 시설이 계속 이어져있었다. 또한 경사도가 8% 이하로 이루어진 나무 데크길이기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서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장애인 전동보장구 충전소를 보았을 땐 정말 모든 사람들을 위해 고려하여 만든 곳이구나 싶었다.
어떤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1km 미만의 거리를 이동하여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데, 산을 오르는 것이지만 절대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정말 가볍게 산책하고 싶을 때 언제든 방문하기 좋은 것 같았다. 힐링하는 기분으로 순환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전망을 얼핏 얼핏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한 날은 정말로 하늘이 깨끗한 날이었는데 어느 정도 높이에 올랐을 때 저 멀리 보이는 깨끗한 경관에 정말 너무 설레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빨리 정상에 가보고 싶었달까.
정상 전망대에 가까워질 수록 점점 보이는 경관이 넓어지면서 정말로 너무 신이 났었다. 처음 방문 이후에도 몇 번 더 영축산에 올랐지만 처음 갔던 그날만큼 날씨가 맑았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처음 방문한 그날은 엄마와 둘이서 감탄만 연발했던 것 같다. 전망대 안내 사진에 있는 여러 산들이 너무나도 선명하고 푸르게 보였다. 북한산 둘레길을 방문하며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보았을 때와 또 다른 감격이었다.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 이후로 하늘이 깨끗한 날에는 영축산에 올라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날은 전망대에서 한참을 구경하고선 광운대역 방향으로 내려왔다. 월계문화 체육센터와 광명교회 방향에서 가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어디에서 출발하든지 비슷하게 정상에 오르고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광운대역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거의 아래쪽에 다다라서 작은 카페를 볼 수 있다. 엄청 저렴하게 커피를 팔고 있으니 커피 한 잔을 하며 가볍게 산책하고 싶을 때 이곳에서 사 가지고 가도 좋을 것 같다.
광운대역 부근의 입구는 바로 역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월계삼거리 근처부터 시작한다. '싸다김밥' 매장 옆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순환산책로로 이어지는 안내 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순환산책로가 생긴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정말 오랫동안 이 동네에 살았는데 이제야 가본 것이 참 황당할 따름이다. 산책을 자주 하는 동네 주민분들은 많이 올라봤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도 순환산책로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참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동네 근처에 힐링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 있으니 모두들 꼭 한 번 가보았으면 좋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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