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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효자길

seungjin.ll 2022. 6. 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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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 날짜. 2022. 6. 12 일
  • 오전에는 비교적 덜 더웠으나, 오후에 점차 더워짐
  • 시작 시각. 10시 47분
  • 종료 시각. 1시 3분
  • 소요 시간. 2시간 15분
  • 전체 거리. 3.3km
  • 난이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쉬운 코스
  •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시작 지점. (10구간 종료 지점)
불광역, 연신내역, 구파발역 → 704, 34번 버스. 관세농원 정류소(19327) 하차

 

지난번에 두 구간을 한 번에 걸어 잊고 있었는데, 이제 7211번 버스로는 한 번에 도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기왕이면 빨리 갈아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불광역에 내려 갈아타기 위해 정류소로 갔는데 이게 웬걸.. 704번 버스는 20분을 34번 버스는 54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는 곳이 더 이상 서울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수다를 떨다 보니 704번 버스가 금방 도착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이미 704번 버스에 사람들이 가득가득했던 것. 거의 만차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버스를 보내면 다음 버스를 언제 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꾸역꾸역 탑승했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탈만하긴 했다)

 

우리가 그나마 불광역에서 갈아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이후에는 우리가 내릴 곳까지 사람들이 거의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뒤에 섰던 정류소에서는 사람들이 탑승했는지 조차 모르겠다. 버스에 등산객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오랜만에 만원 버스를 타고 힘겹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 얼마나 버스 안에서 힘을 줬는지 그날 팔이 다 아프더라... -- 주말마다 매번 이런 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날은 단체로 가는 사람들이 탑승해서 더욱 많았던 것 같다. 그 사람들 대부분이 동일한 곳에서 하차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매번 이런 식으로 버스에 사람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704번의 경우는 서울역부터 있으니 조금 더 일찍 타는 것이 좋아 보인다. 정말.. 놓치면 답이 없다.

 

불행히도 그 단체 인원은 우리와 동일하게 11구간 둘레길로 향하던 사람들이었던 것... 일단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우리들의 페이스대로 이동했지만 그 많은 단체 인원과 끊임없이 만나게 되었다. 이 날은 고모가 함께 오기도 했고 엄마와 고모 모두 빨리 걸을 수 없기 때문에 먼저 갈 수도 없었다. 😱 처음엔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그냥 일단 걷기 시작했다. 

 

11구간의 첫인상은 음... 전형적인 산길 느낌이었다. 중간중간 나무 데크길도 있고 계단도 있지만 길은 험하지 않고 그리 가파르지도 않다. 또다시 그 단체 등산객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차라리 조금 빨리 가주던가 하면 좋은데 인원도 많은 데다가 그 많은 인원의 속도가 모두 다르다 보니 굉장히 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우리는 가다가 살짝 피해주기도 하고(사실 빨리 지나가라는 의도였지만) 그냥 섞여서 같이 가다가 중간에는 속도를 늦춰 그냥 먼저 가도록 했다. 그래서 다시 여유롭고 조용하게 길을 걸어가나 싶었다.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포토포인트. Y자 나무 앞

11구간의 포토 포인트는 얼마 가지 않아 금방 나온다. 그리고 그 근처에 다다르자 다시 그 단체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나 답답했던 날...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포토 포인트가 나오는데 그 많은 인원이 나무 데크길 한가운데를 가로막고 한 명씩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 뭐 이 사람들도 둘레길 돌러온 거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둘레길을 이렇게 다인원으로 오는 건 좀 민폐인 것 같다. 그 속에 섞여봐야 정신만 없으니 우리는 멀찍이 서서 그 사람들이 전부 가기를 기다렸다.

 

단체 인원이 모두 떠난 뒤 우리도 차례로 인증 사진을 찍었다. 11구간 포토 포인트는 구간 중 나무 데크 길이 나오는데 그 중간에 있는 Y자 모양의 나무 앞이다. 구간 중간에 떡하니 있기 때문에 지나칠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인증 사진도 찍고 그 앞에 벤치도 있어서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하고 갔다.

 

그 이후에는 흙길, 나무 계단, 데크 길 등이 번갈아 나온다. 전반적으로 오솔길 느낌으로 무난한 편이라 힘들지 않게 이동할 수 있고, 가볍게 걷기에 길이도 적당한 것 같다. 사실 건강한 성인이 걷는다면 7km 전후 정도 거리가 딱 좋다고 생각하지만, 걷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포함되어 있어 5km가 넘어가면 조금 무리이기에 한 구간씩 이동하기로 했다. 이 이후로는 구간 길이가 연결해서 가기에 조금 애매해서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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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구간을 정하는 팁을 얘기해보자면, (기준은 오래 걷는 것이 힘든 사람. 특히 계단이 힘든 사람) 북한산 둘레길 난이도가 '하'인 경우에는 5km 가 조금 넘게 걸어도 나름 가볼만 하다. 너무 다리가 안좋으면 당연히 더 짧게 가야 한다. 하지만 '중'이나 '상'의 경우에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비교적 계단이 많은 편이다. 오래 걷는 것이 조금 힘들다면 2~3km 전후 정도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구간을 합칠 때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 연속해서 있다면 길이를 짧게 두는 편이 좋고, 난이도가 낮은 구간이 포함되어 있다면 5km 전후까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날씨가 좋았던!

그리고 한 절반쯤 가면 화장실이 나오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쉴만한 장소도 중간중간 있었던 것 같지만 그렇게 많이 쉬지 않아도 꾸준히 걸을만한 길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걸으며 마지막까지도 그 단체 등산객을 끊임없이 마주쳤는데 좀 쉬었다 가나 싶으면 금방 따라와 애매하게 지나쳐가고, 좀 늦춰서 가면 어딘가에서 또 쉬고 있었다. 그래서 제대로 여유를 즐기지 못하며 걸었던 것도 좀 있었다.

 

이번 구간은 볼 것이 많은 구간은 아니었지만 무난한 산 길치 고는 뭔가 예뻐 보이는 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다. -- 매우 주관적인 의견이다. -- 그런 포인트가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조금 찍었는데 그 분위기가 잘 담긴 것인지 모르겠다. 🙄 그리고 거의 마무리 부분과 가까웠던 장소였던 것 같은데 백운대로 올라가는 코스가 연결되어 있었다. 사기막골 입구 쪽에서 거꾸로 가면 그 코스 입구까지 금방 이동할 수 있을 듯하다.

 

사기막골 입구로 나가기 전 공사 중인 장소

오래지 않아 산길은 마무리되었고 사기막공원 지킴터로 나오게 되면 그 부근이 현재 공사 중이라 현수막으로 된 방향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오른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걷다 보면 12구간 입구가 나온다. 우리는 여기서 마무리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기막골 입구까지 쭉 나왔다. 그 근처에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식당도 있었지만 지나쳤고, 귀여운 고양이 친구를 만난 뒤 사기막골 입구로 나온 우리는 바로 건너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12구간으로 이어지는 나무 다리 / 사기막골 입구에서 만난 야옹이

손님은 우리뿐이었지만 두부를 직접 만드는 듯했고 입구에 콩비지를 가져갈 수 있게 꺼내 두었다. 우리는 묵밥과 모두부, 감자전을 시켰는데 감자전 정말 맛있었다. 묵밥도 맛있었는데 먹을 때 꼭 밥을 말라고 추천하고 싶다. 밥을 말지 않았을 때와 밥을 말았을 때 맛 차이가 꽤 많이 난다. 모두부는 양이 정말 많아서 결국 남은 것은 들고 왔다. 식사와 함께 막걸리도 시켰는데 칠장주 막걸리를 주셨다. 뭔가 비싸 보이는데.. 암튼 맛은 정말 깔끔했던 것 같다. 막걸리 특유의 살짝 거부감 느껴지는 그 맛은 빠지고 색은 좀 어두운 누런 빛이었지만 확실히 깔끔한 맛이었던 듯하다.

 

사기막골 파주집

 

 

식사 후에 우리는 진관사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조금 이동한 후에 걸어서 은평 한옥마을로 갔다. 이때쯤 되니 습하고 덥고 좀 지치긴 하더라.. 오늘은 11구간만 걸었고 길이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다 걸을 때까지 그렇게 덥거나 힘들지는 않았는데 이제 점점 날씨가 더워진다면 구간 길이에 따라 시간을 좀 더 앞당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부근부터는 은평구 방향이 아닌 의정부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더 짧을 수 있다. 물론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11구간이나 12구간 종료지점부터는 시간상으로 의정부 방향이 돌아가기에 더 짧았다. 하지만 문제가 의정부 쪽에서 오는 방법은 34번 버스를 타는 것인데 버스 배차 간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50~70분이라고 되어있다ㅜㅜ) 운이 나쁘면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사실 그래서 우리도 다음이나 다다음부터는 의정부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34번 버스의 배차를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이제 비가 오는 날이면 스킵해야 할 것 같아서 너무 걱정이 된다. 하하 부디 날씨의 요정답게 무사히 다닐 수 있기를...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종료 지점. (12구간 시작 지점)
사기막골(19336) 역에서 34, 704번 버스 → 구파발역 / 연신내역 / 불광역
사기막골(19335) 역에서 34번 버스 → 가능역 / 의정부역

 

11구간. 효자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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