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Activities/Walking

[북한산 둘레길] 12구간. 충의길

seungjin.ll 2022. 7. 3. 21:59
반응형
  • 방문 날짜. 2022. 7. 3 일
  • 오전부터 해가 강하고 습하고 더운 날씨
  • 시작 시각. 9시 3분
  • 종료 시각. 11시 23분
  • 소요 시간. 2시간 20분
  • 전체 거리. 4.6km
  • 난이도. 계단과 오르막 내리막이 아주 많지도 적지도 않은 코스
  •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
  • 측정 기준은 시작 지점부터 식사하는 장소까지 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12구간 시작 지점. (11구간 종료 지점)
불광역, 연신내역, 구파발역 → 704, 34번 버스. 사기막골 정류소(19335) 하차
가능역, 의정부역 → 34번 버스. 사기막골 정류소(19336) 하차

 

지난번 704 버스를 불광역에서 탑승하고 너무 고생해서 이번엔 덕성여중고 역에서 탑승하여 사기막골 역까지 한 번에 이동했다. 그날이 특이했던 건지 아니면 이번에 좀 일찍 나와서인지 모르겠지만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승객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 사실 우리는 의정부 쪽에서 출발하면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34번의 엄청난 배차간격에 겁을 먹고 이번까지만 원래 가던 데로 가기로 했다. 그래도 704번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 버스 전용차로가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가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길게 늘어서 있던 워터파크 입장 줄

사기막골 역 근처에 북한산 천연옥 워터파크라는 곳이 있는데 버스에 내려서 봤더니 줄이 저만치까지 서있었다. 지난번에 집 가는 길에도 워터파크 내에 사람이 꽤 많은 것 같아 신기했는데 이렇게 줄을 서있는 걸 보고 예전 캐리비안베이 같은 워터파크 가던 것이 생각나더라. 충의길 시작점은 지난번 11구간에서 사기막골 입구로 나오던 길에 볼 수 있었는데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잘 모르겠다면 앞서 작성한 11구간 마지막 부분을 참고하면 되지만, 그냥 사기막골 역에서 내려서 앞으로 조금 걸으면 볼 수 있는 횡단보도 근처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사기막골 파주집 건너편)

► 참고.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효자길

 

그렇게 쭉 걸어가다 보면 12구간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오랜 버스 탑승에 화장실이 가고 싶었었는데 충의길 시작 입구 왼편에 화장실이 있으니 그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참고로.. 오늘은 정말 새카만 모기가 화장실 내에 너무 많아서.. 나는 가지 않았다. 😂 그렇게 입구를 통과하면 나무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산 뷰도 정말 좋았고 그동안 비가 와서 인지 물이 흐르는 것도 너무 예뻤다. 다리를 통과하면 이제 산길을 걷게 된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엄마가 찍어준 인증사진 보는데 손가락 나옴 🤦🏻‍♀️

12구간의 포토포인트인 출렁다리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 만날 수 있다. 오늘도 열심히 인증사진을 찍다가 다리를 봤는데 새하얗고 작고 예쁜 고양이가 다리 중간에 있길래 놀라서 소리를 냈는데 고양이도 소리 듣고 놀라서 도망갔다. ㅜㅜㅜ 진짜 엄청 귀여웠는데 사진도 못 찍고... 놀랐어도 조용히 봤어야 했는데.. 오늘도 고양아 미안타 밥이 없다. 도망갔다가 뭔가 슬금슬금 산길 쪽으로 다시 지나치며 멈춰 서서 우리를 보고 갔는데 왠지 이 친구도 밥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 진짜 고양이 사료라도 들고 다녀야 하나.

 

우. 인수봉 - 숨은벽 - 백운대 - 염초봉

오늘은 기온도 높은 편이고 해도 강한 편이었지만 구간 대부분이 산길이고 나무가 많아서 해를 직접적으로 받을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습도로 인해 땀이 많이 나고 덥긴 했지만 뜨겁지는 않았다. 조금 가다 보면 전망 데크(사기막 전망대) 같은 것이 있는데 그곳에서 인수봉, 백운대와 같은 봉우리를 볼 수 있다. (이런 뷰 매우 좋아하는 편) 

 

포토 포인트를 지나치면 출렁다리를 두 번 더 만날 수 있다. 비가 많이 와서 인지 나뭇가지나 나뭇잎 등이 떨어져 길이 엉망이었지만 길 근처에 물이 흐르는 것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이번 구간은 예전 3구간이나 5구간 정도로 계단이 엄청 많거나 많이 힘들지는 않은데 한번 오르는 계단이 나오면 어느 정도 오르막과 오르는 계단이 쭉 나오고, 그다음 내려가는 계단이 나오면 밑에까지 쭉 내려간다. 쉼터는 거의 없는 편이라 그냥 중간중간 서서 물을 보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내가 기억하는 쉼터는 쭉 올라갔다가 내려가기 전 사이에 앉을 만한 곳이 있었고, 그 이후에 쭉 내려가서 다 내려갔을 때 쉼터가 있었다. 그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우. 왼쪽 좁은 길이 둘레길!

이렇게 쭉 내려오면 평지 길이 나온다. 오늘은 물 웅덩이가 곳곳에 있었는데 모기가 생기기에 딱 좋아 보였다. ㅎㅎ 가다가 조금 헷갈릴만한 곳이 있었는데 위 오른쪽 사진을 참고하면 '엔젤 보스톤 농원'이라고 적힌 바위 오른쪽에 큰길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면 이쪽으로 가기 딱 좋지만 가야 할 길은 왼편에 작게 난 오솔길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둘레길 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방향으로 다시 가다 보면 산길이 나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 번 쭉 오르고 나면 산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로 구성되어 있다. 계단이 많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걷기 힘든 구간은 많지 않다. 내려가던 길 왼편에 소나무가 많이 있는 구간이 있는데 소나무도 길도 예뻐 보여서 서로 사진 찍어주며 지나갔다. 이렇게 내려가면 산길은 끝나게 되고 소박한 주택가(?)를 지나면 도로를 따라 보도로 걷게 된다.

 

728x90

보도로 나오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이 끝이 아니니 버스 타고 집 가면 안 된다.^^ 참고로 이 근처는 먹을 곳도 별로 없다. 39번 도로를 따라 보도를 걸으면 오른편에 조경을 하거나 농장 같은 것을 볼 수 있고, 그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 봉우리들이 정말 멋있으니 꼭 주위를 둘러보며 걷도록 하자.

 

12구간의 종료 지점은 이렇게 보도를 따라 쭉 걷다가 큼직한 '북한산 국립공원' 안내판을 만나면 끝이다. 그곳은 13구간의 시작 지점이기도 하지만 21구간 우이령길의 시작 또는 종료 지점이기도 하다. 그 옆에 CU 편의점도 있고 눈에 띄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근처에 버스 정류장도 바로 찾을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12구간 종료 지점. (13구간 시작 지점, 21구간 시작/종료 지점)
우이령. 오봉산 석굴암입구(39137) 역에서 34번 버스 → 가능역, 의정부역
우이령. 오봉산 석굴암입구(39138) 역에서 34, 704번 버스 → 구파발역, 연신내역, 불광역

 

우리의 목적지는 냉면집이었다. 처음 보도로 나왔을 즈음부터 냉면 집까지의 거리는 약 1.5km쯤이었는데, 막 식당 정보를 찾아보았을 때 '2분만 더 직진하세요'라는 표지판이 있어 개인적으로 뭐지? 싶긴 했었다. 하지만 12구간 종료 지점으로부터 약 600m 정도 걸어야 하는 곳에 있었고 오전 11시 즈음엔 매우 더운 날씨였기에 빨리 도착하길 바라며 열심히 걸어갔다. 나중에 냉면집에 도착해서 그것에 대해 얘기했더니 "차"로 2분이라고 한다! ㅎㅎ 보도 길 옆에 작은 천이 흐르는데 물이 정말 정말 맑아서 들어가서 발 담그고 놀고 싶었다.

 

TMI. 이번에도 고모가 같이 갔는데 코오롱(스포츠)에서 등산 바지와 상의, 가방까지 맞춰 입고 오셨다. 근데 세 명 전부 코오롱 양말을 신고 와서 기념으로 한 장 찍었다. ㅋㅋ 아 그리고 고모가 산 등산 바지가 내 등산 바지와 동일한 모델이었던 것. 의도치 않은 커플룩이 되어버렸다. 코오롱 등산 바지에 대해 좀 더 얘기하자면 나는 키가 작은 편인데 다른 브랜드들은 가장 작은 사이즈도 기장이 좀 길다. 그런데 코오롱만은 작은 사이즈가 있어 내가 입기에 아주 안성맞춤이었달까.. 한참 등산화 살 때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고 (여전히 눈독 들이고 있는 신발이 있다 😂) 바지 사이즈에 대해 너무 만족스러워서 괜히 더 애정이 가는 브랜드다.

 

본가냉면

 

이 근처 식당에는 차를 끌고 오는 사람들도 많은지 지나치는 식당들마다 차들이 꽤 주차되어 있었다. 냉면 집에 들어서서 물냉과 비냉, 교자만두를 주문했는데 전부 맛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물냉보단 비냉이 맛있었고, 교자만두도 같이 먹기 딱 좋았다. 집에 갈 땐 의정부 방향으로 가보려고 거의 다 먹었을 때 34번 버스 시간을 체크했고 20분 후에 온다길래 후다닥 화장실도 가고 먹던 것도 정리하고 다시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전체적으로 식당도 깔끔했고 음식은 로봇이 배달해주었고 이런저런 자잘한 서비스들도 좋은 편이었다. 테이블 가장자리에 마스크 줄 걸이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이용하시길. 우리는 다 먹고 나갈 때 발견했는데 사실 좋은 디테일인 것 같긴 한데 다른 손님들도 잘 발견하지 못할 것 같았다. 나가는 길에 뼈다귀 모양의 박하사탕도 한 입 물고 갔다.

 

냉면 집에서 버스를 탈 땐 '샘골' 역에서 타면 되는데 아직까지는 704번 버스가 다니므로 구파발역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건너편에서 704번도 가능하다. 34번은 배차가 큰 편이니 식사하고 나가기 전에 체크하고 맞춰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구간은 전체적으로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전형적인 난이도 '중'의 코스였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벌레도 진짜 많았고 얼굴 쪽으로 달려들어서 계속 손을 휘저으며 갔다. -- 부채 같은 것을 들고 와서 펄럭이며 가야 할 것 같다. -- 모기도 많고 뭔가 다리가 많은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것도 봤는데 집에 도착해서 뉴스를 보니 은평구 쪽에 '러브 버그'가 엄청 번식했다고 한다. 그 특이하게 생긴 벌레가 그 러브 버그였던 것 같다(항상 짝짓기를 하고 있어 두 마리가 붙어있기에 다리가 많아 보인다.) 

 

걷는 길에 간간이 보이는 봉우리들이 멋진 구간이었고 중간중간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 정말 덥긴 했는지 평소보다 목이 마르기도 했고 밥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와 가방을 벗었더니 가방 멘 부분에 땀이 흥건히 젖어있었다.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린 건 내 인생에 처음... -- 기능성 상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날이다. -- 만약 이렇게 더운 날 가고자 한다면 시간을 더 이르게 가거나 물을 충분히 챙겨서 자주 보충해주는 것을 권한다.

 

12구간. 충의길 완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