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 날짜. 2022. 7. 23 토
- 흐리고 습하며 선선함. 매우 뿌연 날씨
- 시작 시각. 7시 2분
- 종료 시각. 10시 10분
- 소요 시간. 3시간 7분
- 전체 거리. 6.97km
- 난이도. 인왕산을 올라가는 길에 계단이 많고 바위 길이 있음
-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
숭례문 구간 시작 지점.
숭례문
서울역 3번 출구. 회현역 5번 출구
초반에는 지도 앱을 참고하여 이동함. 어느 정도 가면 표지판이 자주 나옴
네이버 지도 → 서울한양도성길4코스
카카오 맵 → 서울한양도성 숭례문구간
지난번은 월 초에 가고 이번엔 월 말에 왔더니 너무나 오랜만에 모임을 한 기분이었다. 원래 4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레 2명이 몸이 안 좋아서 둘이서 한양도성 순성길의 마지막 코스를 시작했다.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를 것을 대비하여 편의점에서 일회용 우비도 구매했다. 나는 당연히 편의점이면 우비를 팔 줄 알았는데 편의점을 세 곳이나 돌고 마지막에 찾았다. 검색 상으로는 CU에 판다고 했으나 발견한 곳은 GS편의점. 세븐일레븐 → CU → GS 순으로 갔는데 마지막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을 포장하여 서울역으로 향했다. 숭례문은 회현역 5번 출구나 서울역 4번 출구와 가깝지만 지난번에 숭례문까지 보았고 어차피 길을 건너야 했기 때문에 서울역 3번 출구로 나와 순성길을 시작했다. 숭례문 코스는 일반 보도를 걷는 코스이기 때문에 안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네이버 지도 또는 카카오 맵을 통해 루트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양도성스탬프투어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안내소 #인증배지
시청역 뒤쪽으로 나있는 길을 지나면 건너편에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찾을 수 있다. 이곳이 한양도성 순성길 스탬프 투어의 마지막 스탬프를 찍는 장소이다. 정확한 장소는 돈의문 박물관마을 내 마을 안내소인데 스탬프를 찍는 장소가 바로 보이지 않아 마을 내부로 들어갔다. 잘 모르겠어서 돈의문박물관마을 건물 오른편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찾았는데, 건물 왼쪽 보도를 통해 올라가다가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쉽게 마을 안내소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마을 안내소 입구 왼쪽에 스탬프 함이 있어 도장을 찍고 인증 배지를 얻으려 했는데 한 가지 간과했던 것은 마을 안내소가 오픈할 시간이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하고 일찍 갔던 터라 아쉬움을 남기며 도장만 찍고 나왔다. 이후에 다른 안내소를 지나칠 일이 있다면 그때 받기로 했다. 🥹
숭례문 구간 종료 지점 / 인왕산 구간 시작 지점.
돈의문 박물관 마을
서대문역 4번 출구
돈의문 터 스탬프 장소
돈의문 박물관마을 내 마을 안내소
완주기념 배지 수령 장소
화~일요일 (10:00 ~ 19:00) : 돈의문 박물관 마을 안내소 1층 안내데스크
월요일 (10:00 ~ 18:00) : 돈의문 박물관 마을 관리소 2층
네이버 지도 → 서울한양도성길4코스
카카오 맵 → 서울한양도성 인왕산구간4코스
#인왕산구간시작
마을 안내소 옆쪽으로 난 길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면 인왕산 구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돈의문 마을에서 나와 오른편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월암공원이 나오며 이 부근은 안내가 잘 되어 있고 슬슬 성곽길이 보이는 터라 지도를 체크하지 않고도 쉽게 갈 수 있다. 공원에 벤치가 있길래 잠시 쉬며 너무 배고픈 나머지 사온 김밥을 먹었다.
분명 가만히 있으면 정말 시원한데 습해서인지 걷기만 하면 땀이 나고 너무 더웠다. 조금 가다 보면 한양도성 내부 순성길과 외부 순성길 표시가 있는 인왕산 입구가 나오게 되고 우리는 내부 순성길을 이용했다. 입구에 인왕산 지도도 있었는데 인왕산도 둘레길이 있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는 정말 둘레길과 산의 천국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내부 순성길로 들어선 후에는 은근한 언덕길을 걷게 되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성곽 너머로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고 북악산 때처럼 엄청난 계단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격적인산행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또 한 번 갈래길이 나오는데 인왕산 정상 표지와 한양도성 외부 순성길 표지가 있었다. 인왕산 정상 표지가 아마도 내부 순성길 느낌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딱히 한양도성 표시가 없길래 외부 순성길로 갔는데 그냥 인왕산 정상 방향으로 가도 될 듯하다. 차이점은 인왕산 정상 방향은 초입부터 엄청난 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외부 순성길로 가면 초반에 계단이 없고 이후에 메인 길과 만날 때쯤부터 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반대로 정상 방향은 초반에 계단이 많고 외부 순성길과 만날 때쯤엔 길이 비교적 평탄한 느낌이었다.
좀 더 그럴싸한 길로 걷고 싶다면 인왕산 정상 방향으로 가는 것을 추천하며 외부 순성길 길은 좀 더 오솔길에 가까운 느낌이다. 사실 뭔가 외부 순성길은 산 바깥으로 가는 느낌이라 설마 이거 산으로 이어지는 길 없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결국 만나게 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메인 길로 합류하게 되면 그때부턴 범바위까지 계속해서 돌계단을 올라간다. 이상하게 북악산 때보다 유독 더 힘들었는데 습해서인지 김밥을 미리 먹어서인지.. 덥고 힘들어서 걷는 중간중간 물도 마시고 멈춰서 쉬며 올라갔다. 하지만 북악산과는 다르게 쉼터가 없었다.
#범바위
돌계단을 계속해서 오르다 보면 어느새 범바위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난다. 뭔가 로프 바깥으로 나가면 낭떠러지니 살짝 후덜덜하긴 했지만 야경 명소로 꼽을 만큼 뷰가 좋았다. 하늘이 뿌얘서 전망이 좋지 않았던 것이 매우 매우 아쉬웠달까. 나중에 맑을 때 꼭 다시 와야지.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만큼 매력적인 산이었다. 아직은 아주 가볍게는 안될 것 같지만, 자주자주 찾고 싶은 산이다.
#인왕산정상길
범바위를 지나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던 전망은 범바위를 지나고 나오는 나무 데크에서 인왕산 정상 뷰를 보는 것이었다. 암산을 좋아하는 편인데 인왕산 부근의 바위 결이 너무 멋있어서 여긴 정말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무 데크를 지나면 어느새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오기 시작한다. 초반엔 비교적 정상적인 계단을 오르는데 점점 갈수록 바위를 갈아 만든 것 같은 바위 계단이 나온다. 사실상 계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살짝 바위 등반하는 느낌이랄까...?
등린이에게 이런 길은 처음이라 딱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재밌었다. 하하하 🙄 바위가 낮지는 않기 때문에 거의 손을 짚으며 네 발로 기어가듯이, 오른편에 있는 로프를 잡고 조심스레 올라갔다. 내려가는 건 더 무서울 것 같다. 사실 이 쪽 길은 길이 좁고 자유롭게 통행하기엔 조금 위험하기 때문에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번갈아서 양보해야 하는 것 같은데, 힘들고 당황해서 위에서 오는 분은 신경을 못썼다. 힘들 때는 올라가는 중간중간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잠시 쉬면서 갔다.
채연 씨와 바닥에 털썩털썩 앉으며, 벌레를 정말 싫어하는데 힘들어서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이렇게 자연과 친해지는 건가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덥지 않았다면 사실 그 정도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아마도 날이 선선하고 좋았다면 좀 더 신나게 올라갔을 것 같다. 길 자체는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인왕산정상
이렇게 길을 올라가다 평탄한 곳이 나와 털썩 주저앉아 뿌연 바깥 풍경이라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TMI로 좀 재밌었던 것은 매로 추정되는 새 두 마리가 하늘에 연처럼 가만히 떠있다가 마치 사냥하듯 수직으로 하강하는 모습을 보았다. 근데 그 이후로 갑자기 까마귀 3-4마리가 다 같이 날아오르더니 울면서 그 매를 막 쫓아내는 것이었다. 그냥 우리의 상상으로는 매가 까마귀 둥지나 뭔가를 공격하려고 시도한 건 아닐까 싶지만 정말 진귀한 광경이었다.
우리는 이 장소가 정상까지는 조금 더 남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상 부근 바위였던 것이었다. 나중에 새들의 비행쇼를 구경 후 정상으로 가려고 일어났는데 뒤에 사람들도 엄청 많았고 바로 코앞이 정상이었다. 머쓱,, 인왕산 정상 표지 근처는 오히려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그 앞쪽에 전망 좋은 바위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아침에 너무 배고파서 이미 김밥을 다 먹었지만 다음엔 요기할만한 간단한 것을 먹고 나머지는 정상에서 먹어야겠다. 여유를 즐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자리였다.
참고.
한양도성 완주도전 인증 사진 지정 장소 4 : 인왕산 정상(삿갓바위)
정상 표지 옆에 있는 바위를 의미하는 듯하다.
본인의 얼굴이 나오도록 촬영 할 것
#인왕산하산길
또한 정상 표지가 있는 곳에서는 바로 내려가는 길이 없고 조금 전 쉬었던 바위 터 옆쪽에 내려가는 길목이 있었다. 일행과 인증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와 조심스레 바위 옆쪽 길로 내려갔다. 정상 근처에 비가 살짝 내렸던 것인지 내려가는 길가에 물기가 조금 있었다. 하산길도 정상 부근은 바위로 되어 있는 곳이 많으니 조심히 가는 것이 좋아 보였다. 이번 산행에서 좀 더 느낀 점은 등산화는 정말 필수고 스틱도 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보호대도 비상시에 쓸 것으로 들고 다니면 좋겠다 싶은데 살건 많고 돈은 없어서 큰일이다.
어느 정도 내려가다 보면 그 이후엔 계단이나 평탄한 길이 나온다. 하산 길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지만 언제나 부상에 조심하며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정상으로 올라갈 때와 다르게 편안히 구경도 하고 얘기도 하며 무난하게 내려왔다.
중간에 기차바위로 빠지는 곳을 봤는데 멀리서 보기에 기차바위가 너무 멋있어보여서 다음번엔 꼭 가보기로 다짐했다. 이 날은 아마 갔다간 너무 힘들듯하여 포기했다.
내려가는 길에 전망 스팟과 목공 박물관을 보았는데 이어지는 길이 있다면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우리는 하산 후 이전에 방문해봤던 근처 초소 책방 카페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이번에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중간에 트랭글이 꺼졌었는지 기록이 정상을 막 지난 이후부터 없었다는 점이었다. 눈물..
인왕산 구간 종료 지점.
청운공원. 창의문
자하문고개.윤동주문학관(01106) 역에서 7212, 7022, 1020번 버스 → 경복궁역 하차 → 경복궁역
슬슬 점심때가 되어 채연 씨 추천으로 안국역 근처에 있는 라멘집으로 갔다. 뭔가 자꾸 모임을 끝내고 일식 메뉴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라멘 정말 맛있었다! 근래 먹었던 라멘 중에 젤 맛있어서 맘 같아선 밥까지 말아먹고 싶었는데 배가 불러서 다음엔 꼭 위를 키워오는 걸로.
#후기
이렇게 세 달에 걸쳐 한양도성 순성길을 마쳤다. 이전 글들에서 언급했지만 우리는 총 6구간으로 구분하는 한양도성 구간을 선택하여 한 번에 2구간씩 이동했다. 당연하게도 난이도 상에 해당하는 백악 구간과 인왕산 구간이 가장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던 구간이고 특히 백악 구간보다는 인왕산 구간이 더욱 인상 깊었다. 다시 오고 싶은 구간 또한 인왕산 구간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등산 모임 사람들은 모두 등산을 많이 하지 않았던 사람들인 만큼, 오래 걷는데 무리가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힘이 들겠지만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한양도성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이니 성곽을 보며 걷는 것이 매력적이고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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