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Daily Life/Visiting Notes

[호텔] 반얀트리 1박하기

seungjin.ll 2022. 5. 1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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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 일자. 2022. 05. 10 ~ 11. 1박

 

"어차피 안될 거니까 그냥 아무 때나 대강 써~" 했는데 쓰자마자 당첨되어 버렸다.

얼결에 다녀오게된 반얀트리 호캉스! ✌🏻

 

당첨된 객실은 남산 풀 프리미어였다. 정말이지 호텔 가본 지가 대체 얼마만인지...

 

집에서 멀지 않아 가볍게 다녀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버티고개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처음 가보는 거라 택시 타고 갔는데 날씨도 덥고 걸어가다가 너무 힘들까 봐,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었고 그렇게 멀지도 않아서 걸어갈만하다.

 

체크인 시간. 오후 3시
체크아웃 시간. 오후 12시

 

택시에 내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프런트에서 체크인하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버튼이 안 눌리길래 보니 객실 카드를 대야 눌리는 것이었다. 일본에서 사용했던 엘리베이터보다 뭔가 좀 불편했던. 뭔가 완전히 버튼이 눌릴 때까지 카드를 대고 있어야 하는 느낌이었다.

객실도 들어갈 때 문고리 위에 카드를 대는데 문이 엄청 무거워서 첨엔 열린 건가 싶었다.

 

웰컴 디저트!

암튼 도착해서 짐 내려놓고 구경! 여행 가면 꼭 그렇듯 오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워 쉬었다. 기대했던 릴렉세이션 풀도 있었고 샤워실은 뭔가 특이하다 싶었더니 습식 사우나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커튼은 리모컨을 사용해야만 열렸는데 체크인할 때 리모컨 사용법이 적힌 종이를 받았는데 귀찮아서 확인도 안 하고 그냥 쉬어버렸다.

 

투숙객은 실내 수영장이 무료라길래 꼭 이용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수영복도 챙겨 왔는데, 물놀이는 2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하고 처음이었다. 언제 갈지 고민하다가 좀 쉬고 저녁 먹기 전에 다녀오기로 했다. 호텔이 가깝다고 달랑 짐만 들고 왔더니 뭔가 가볍게 짐을 들고 다닐만한 게 없었다. 수영복이 든 가방을 덜렁 들고 클럽동에 있는 실내수영장에 가보았다. 건물로 들어가면 바로 왼편이 실내 수영장인데 오픈되어 있어서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수영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영 강습이 있을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갔을 때 뭔가 수영을 배우는 듯한 어린이들이 좀 있었다. 강습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레인이 두 개 밖에 없는데 모두 사용 중이었고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들어가도 제대로 못 놀 듯하여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눈물...) 사람이 한산한 타이밍을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ㅜㅜ

 

실내 수영장.
투숙객은 무료
수영모 필수
수영 강습 시 레인 사용 불가

 

아무런 소득 없이 다시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슬슬 배가 고파서 저녁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데 배달 및 외부 음식은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근처에 식당도 없어서 선택지는 호텔 내 식당을 이용하거나 룸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밖에 나가서 해결하는 것이었다. 휴... 비싼 호텔인 만큼 식당과 룸서비스 비용은 정말 사악하다. 룸서비스 메뉴를 확인하는데 대부분 먹을 만한 건 3만 원대 후반 정도 되었다. 만약 먹는다면 하나로는 안될 테니 한 끼 식사로 약 8~10만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 음료는 1~2만 원쯤으로 음식 값보다 더 어이없는 가격이었다. 그냥 놀러 왔으니 시켜먹을까도 고민해보고 호텔 내 식당 음식 가격이 살짝 더 저렴하길래 식당에서 먹을까도 고민하다가.. 호텔 투숙 비보다 더 나올 듯해서 그냥 나가서 사 먹기로 했다. 좀 시간이 살짝 이르긴 했는데 배도 고프고 저녁에 정 출출하면 룸서비스로 치킨이나 시켜먹자며 일단 나갔다 -- 룸서비스 치킨 엄청 맛있게 생겼다.

 

 

브레라 외관

가장 가까운 곳은 처음 왔던 버티고개역으로 가는 것이다. 나갈 때도 택시를 불러 갔는데 들어올 때보다 오래 걸려서 그냥 걸어가는 게 좋은듯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리에 대한 감이 없었다.) 되도록 가까운 식당을 가기 위해 고른 곳은 브레라라는 이탈리아 음식집이었다. 어디서 알게 된 건 지는 모르겠으나 내 지도에 표시되어 있길래 겸사겸사 가보기로 했다. 서빙하는 사람들이 외국인이었고 -- 한국말은 다들 잘하신다! -- 메뉴판도 영어로 작성되어 있었다. 외국인 손님도 많긴 했지만... 아니 메뉴판 한국어로 되어 있는 건 전혀 없는 건가...? 😅 

 

식전 빵. 파스타, 피자

우리가 주문한 것은 마르게리타 MARGHERITA 피자와 브레라의 베스트셀러라고 되어 있던 FETTUCINE ALLA FANTASIA DI FUNGHI 파스타였다. 식전 빵이 먼저 나오고 파스타, 피자 순으로 음식이 나왔다. 파스타는 세 가지 종류의 버섯이 자안뜩 들어있는 꾸덕한 크림 파스타였고, 마르게리타 피자는 아주 얇은 도우에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가 들어있는 기본적인 피자였다. 피자는 도우가 정말 얇아서 먹기 쉬웠고 테두리가 엄청 바삭했다. 파스타는 담백한 맛에 뭔가 버섯의 향이 잔뜩 배어 있는 그런 맛이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나름 이탈리아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현지의 맛이 담겨있는 것이려나 싶었다. 미슐랭 가이드 식당이기는 했다.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음식 맛은 꽤 좋았다. 뭔가 외국인들 때문인지 살짝 현지 느낌을 낼 수 있어 나중에 다시 방문해서 다른 음식들도 맛보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 편의점에 들러 과자 하나와 맥주 두 캔을 사들고 호텔로 걸어갔다.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간 것이었는데 주위가 산이라 푸릇푸릇해서 너무 좋고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좋았다 --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고 힘들지 않으니 택시보다 걸어가는 걸 추천한다!!

 

든든히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릴렉세이션 풀에 너무 들어가고 싶어서, 아까 수영장 못간것도 넘 아깝고.. 저녁에 수영장 가면 왠지 사람이 많을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방에 있는 풀에 들어가기로 했다. -- 릴렉세이션 풀에는 물이 계속 차 있고 온도가 상시 유지되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것이 이 호텔 방의 대부분의 가격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 -- 수영복을 입고 풀에 들어갔다. 온도가 따뜻해서 너무나 좋았던! 아까 귀찮아서 열지 않은 커튼도 전부 열어 야경을 구경하며 휴식을 즐겼다. 물이 좀 더 높이 차면 좋겠지만 물 틀어봤자 일정 이상 안 올라올 것 같기도 하고.. 옆에서 첨벙거리면 사방으로 물이 날라다닐 듯해서 그냥 있는데로 즐겼다. 찜질방 간지도 정말 오래됐는데 오랜만에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넘 좋더라.

 

더 좋은 생각이 나서 바닥에 물을 질질 흘리며 TV에 넷플릭스를 연결해서 최근에 만들어진 듯한 안나라수마나라 영상을 틀고, 호텔 오기 전에 희남이네서 사온 보틀 케이크, 맥주와 과자를 꺼냈다. 딱 분위기는 와인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긴 했지만 술 잘 못하는 어른이가 있기도 했고 준비도 안 하기도 했고 이 정도로 만족하며 즐기기로 했다. 야경이 보이는 통창과 따뜻한 물이 있는 풀에 있으니 참 좋기는 했다. 역시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인가! 

 

넷플릭스 보며 좀 더 즐기다가 슬슬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가볍게 씻고 침대로 갔다. 아니 근데 넷플릭스 로그아웃 하는 방법 모르겠어서 한참을 찾다가 결국 검색의 힘을 빌려 로그아웃 했다. 😮‍💨 로그아웃을 하더라도 내가 사용한 계정 이메일이 남아있는 게 싫어서 아무 이메일이나 입력해두고 껐다. 별 것 한 것도 없는데 뭔가 피곤하고 할 것도 없어서 일찍 잘 준비를 했다. 바로 잠들지 못하고 좀 뒤척였는데 침대 옆으로 보이는 야경을 보며, 잠들기 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참 좋긴 하다 싶었다. 

 

기왕 당첨돼서 왔으니 호텔 조식 정도는 먹어야겠다 싶어서 일찍 일어날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습식 사우나를 하고 조식을 먹을 계획으로 6시 반에 알람을 맞춰두었다. 근데 자다가 눈을 떠야겠다는 기분이 들어 번쩍 눈을 뜨니 강렬한 주황빛을 내는 해가 정면으로 비추고 있었다. 대체 몇 시인가 싶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전 5시 40분이 좀 넘은 상태였다. 그리고 창을 보는데 해가 뜨며 마치 노을처럼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빌딩 숲의 끝자락에 보이는 산들의 능선이 너무 멋있어서 당장 침대 밖으로 나와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통창이어서 뷰가 좋네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호텔 밑은 주차장과 건물뿐이라 그저 야경이 좋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의 진면목은 일출 뷰였다. 

 

내 방은 해가 잘 드는 곳이 아니라 늘 나의 로망은 아침에 해가 뜨며 눈을 뜨는 것이었는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알람 시계 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미라클 모닝 따위는 다짐하지 않아도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뷰를 보고 다시 잠드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해가 정말 밝아서 커튼을 치지 않는 이상 다시 잠들기도 힘들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데, 분명 내가 보는 산은 살짝 푸르스름한 빛에 하늘은 보랏빛 한 방울을 섞고 옅은 파스텔 톤의 일출 뷰였는데 내 카메라는 노란 노을빛 감성만 담아내서 너무 답답했다. 한참 사진기와 씨름하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뷰를 카메라에 담다가 포기하고 이른 아침 휴식을 즐기기 위해 다시 풀에 들어갔다.

 

실내 수영장은 그냥 포기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풀에서 아침 햇살을 즐기며 쉬다가 습식 사우나를 할 예정이었는데... 이게 웬걸 습식 사우나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문의 하기에는 시간도 너무 애매하고 그래서 문의도 못하고 습식 사우나는 포기하고.. 풀에 더 있었다. 사우나 너무 하고 싶었는데!! 전날 진작에 눌러볼걸! ㅜㅜ 잔뜩 후회를 하며 풀에서 좀 더 쉬다가 씻고 나갈 준비를 마치고 조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예상보다 일찍 일어나 준비해서 잠시 쉬다가 8시쯤 조식을 먹으러 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굉장히 한산했고 자리를 안내받으면 스타터로 먹을 메뉴와 마실 커피 종류를 물어본다. 나는 전복죽과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다른 커피는 그냥 한 잔 나오는데 아메리카노는 주전자 채로 줬다. 덕분에 온도가 유지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잔뜩 마실 수 있었다. 전복죽으로 속을 달랜 뒤, 뷔페 음식을 담으러 갔다. 배가 차는 음식은 많이 못 먹어서 가능한 가볍게 먹으려는데 뷔페 음식 종류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다. 음식 맛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는데 채소 요리와 과일, 빵, 요거트, 계란 요리, 고기나 해산물 종류가 조금 있었다. 가장 맛있었던 건 훈제 연어였다. 어차피 두 접시 이상은 먹지도 못해서... 적당히 먹고 파인애플과 자몽만 좀 더 가져다 먹었다. 수다 떨며 커피와 함께 오전 시간을 즐기고 10시쯤 올라갔다.

 

비교적 체크아웃 시간이 널널해서 짐 정리를 하고 11시까지 쉬다가 이곳에서의 숙박을 마무리했다. 이곳을 언제 다시 방문할지는 모르겠지만 5월의 이곳은 아카시아 향이 가득하고 푸릇한 나무들을 느끼며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 추가 일정으로 리사르 커피에 가서 에스프레소 한 잔과 점심을 먹을까 싶었지만 조식으로 인해 배도 부르고 날도 덥고 그래서 여기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돌아갈 때는 걸어서 역으로 이동했다. 역시 걸어가기에 충분히 적당한 거리다. 1박을 하며 이 호텔을 전부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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