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Daily Life/Thinking Notes

나만의 일상 기록 방법

seungjin.ll 2022. 4. 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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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랫동안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다. 여전히 나의 모든 것을 보다 쉽게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지만 작년, 내가 한창 스트레스가 쌓여 의욕이 없던 때, 비교적 내게 적합한 기록법을 찾았다.

 

시작은 그랬다. 우연히 유투브에서 돌돌콩님의 영상 중 하나를 보게되었다.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영상이었고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내용에 대한 포인트가 아닌 일찍 일어나서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부분에서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에 대한 내용은 미라클 모닝 책에서도 나와있는 SAVERS 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처음엔 SAVERS 전체를 알게 된 것은 아니었고 아마 Affirmation 이나 Reading 혹은 Scribing 에 대한 것이었을 것이다. 아, 감사 일기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튼 시작은 미라클 모닝과 함께 확언과 독서 기록, 감사 일기 등 간단하게 시작했다.

 

 

내 기록법을 얘기하는데 앞서 내가 기록하는 방법을 고민했던 이유는, 매번 시간이 지나면 내게 즐거웠던 일들을 기록하지 않은 것에 후회를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최고의 기록은 호주 여행 기록이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도 아주 사소한 즐거웠던 추억까지 기억한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했던 여행, 가장 최근의 즐거웠던 일상은 기억하지 못한다. 기록을 하는 행위 자체를 통해 추억에 대한 기억력이 오를 뿐 아니라 내가 한 기록을 되돌아 보며 다시 추억할 수 있다. 마치 공부할 때 복습하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

 

나는 기록을 하기 위해 매 해 다이어리도 사보았고 일기 앱도 써보고 다양한 도구의 힘을 빌려보았는데, 문제는 아무리 간편해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일기 앱 같은건 뭔지 모르게 오히려 지난 내용을 다시 읽어보기가 불편했다. 아무튼 앱을 다시 켜보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 다이어리도 마찬가지다 다이어리를 들고 다녀도 열어보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다이어리는 캘린더나 날짜가 적혀있고 특정 템플릿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정해진 형식이 있어 답답하고 처음에만 반짝하고 썼다가 대부분 공백으로 남기고 다이어리는 끝이난다. 나중엔 직접 날짜를 적는 (비교적 틀이 없는) 다이어리도 사용해봤지만 좀 쓰다가 말았다. 혹은 노트마다 목적을 정해두고 이건 이렇게 쓸거야 라고 해두면 그 양식을 벗어난 내용은 쓰기가 꺼려졌다. 그러다 보면 노트가 하나 둘씩 끄적끄적 하다가 버려진다.

 

내가 말하는 기록은 단순히 일기 뿐만은 아니다. 해야 할 일, 아이디어, 일기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모두 의미한다. 기록할 형태가 다양하니 쓰기가 더 불편한 것이다. 중간중간 쓰고 싶은 새로운 형태가 생기면 기존 기록장에 쓰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내가 해결한 방법은 형태없이 쓰는 것이었다. 틀을 부수는 데까지 오는데 정말 오래 걸린 것 같다. 그냥 일반 노트에 날짜를 적고 일기를 쓰거나 할 일을 쓰거나 그냥 형식 없이 쓰는 것이다. 남들처럼 예쁘게 다이어리 꾸미는 짓은 못한다. 아마 하루 이틀 해보다가 바로 그만둘게 분명하다. 처음엔 SAVERS 에 관한 내용을 기록했다. 처음엔 돌돌콩님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기록하려고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할 일도 써보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이디어도 끄적여보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계획도 적어보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마 생각보다 나랑 비슷한 사람도 꽤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매일 똑같은 형태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날은 이런 형태의 글을, 또 어떤 날은 저런 형태의 글을 쓰는 것이다. 그냥 투 두 리스트만 있을 수도 있고, 그냥 머릿속이 복잡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난잡하게 적어보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느낀 감정을 쓸 수도 있고, 내가 지금 일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막 써볼 수 도 있는 것이다.

 

이것조차 꾸준히 매일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쓴 기록 중 가장 꾸준히 쓴 기록법이다. 작년에 노트 한 권을 거의 다썼고 한 해가 끝나고 다시 읽어보며 중요한 페이지는 포스트잇 플래그 같은 것을 사용해서 표시해두었다. 그리고 올해 새 노트에 작성을 시작했고 올해가 끝이나면 2권 정도의 분량을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에 나만의 생각 기록이 될 것이다. 작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다양하게 쓰고 있고 대부분 별것 아닌 내용이겠지만 지나고 보면 내가 공통적으로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틀에 갇힌 것이 정말 싫다. 그래서 작은 종이에 생각을 쓰면 내 생각도 그 종이만큼 작아진 기분을 느낀다. 포맷이 정해지면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자유로운 기록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지금봐도 내가 초등학교 때 작성한 독서기록장은 그렇게 독특할 수가 없다. 아마 나처럼 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크면서 그렇게 할 생각은 못했나보다, ㅎㅎ... 😂

 

기록에는 내 생각과 감정에 좀 더 솔직해지고 기록으로 조차 남기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난잡한 것들을 막 적어나가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머릿속이 비워진다. 별것 없을 때도 많다. 그러기 위해선 작성하는 종이 또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굴러다니는 종이는 버려지기 쉬우니 그냥 일반 줄 노트 정도면 충분하다. 사소한 생각도 적어보자, 그림을 그려도 좋다. 어떠한 형태의 감정도 좋다. 이후에 다시 봤을 때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알 수 있으면 된다.

 

이렇게 자유롭게 기록하다보면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고, 더 좋은 기록법도 떠오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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