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Daily Life/Thinking Notes

잠이 오지 않을 때,

seungjin.ll 2022. 4. 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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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간혹 잠이 잘 오지 않을 때가 있긴 하지만 작년, 재작년 쯤 불면증이 오래도록 있었다. 스트레스성 불면증 같은 것이었다. 같이 지내던 할머니께서 (병의 증상으로) 하루종일 소리를 지르는 통에 나는 소리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몇 년 동안 밤낮없이 이런 소음을 듣고 있다보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에어팟을 사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에어팟을 끼고 잠을 자도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노래를 틀고 에어팟을 끼고 잠을 자면 소음은 조금 피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소리에 굉장히 예민해졌고 잠이 들다가도 살금살금 걸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잠이 깨버렸다. 부스럭 거리거나 누군가 밖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면 놀라서 잠이 깨고 그러다 보니 불면증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그 후유증 때문에 큰 소리로 옆에서 떠들거나 소음이 들리면 급격히 피곤해진다.

 

매번 신기한 곳으로 데려가 주던 미키. 고인물 바이브가 물신 풍기는 친구다.

맥락에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스카이'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벌써 이 게임을 한지 2년이 되어간다. 어느 날 사귀었던 일본인 친구가 있었다. 어떠한 계기로 그 친구와 처음으로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종종 게임 상에서 만나면 대화도 하고 같이 게임을 즐겼다. 그 친구는 게임을 켜두고 자는 행위를 좋아했다. 그 친구 외에도 게임을 켜두고 자는 플레이어들을 간혹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나 또한 그 행위가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 친구는 나와놀고 난 뒤 같이 (게임을 켜두고) 자자고 권유했다. 처음엔 핸드폰 배터리에 안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충전기를 꽂아두고 게임 화면도 계속 켜둬야 하는데 걱정하며 핸드폰이 꺼지는데로 두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던 친구였기 때문에 몇 번 그렇게 게임을 켜두고 자는 행위를 반복했고 비가 내리는 장소나 아늑한 곳 등 여러 곳을 가보았다. 그게 비록 현실 속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는 건 아니지만 뭔가 같이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뭔가 이해가 안되는 행위일 수 도 있지만 생각보다 좋았다.

 

언젠가부터 내 최애 장소가 되어버린 나무집. 하지만 이곳을 좋아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나보다.

그렇게 하다보니 기왕이면 사운드가 좋은 장소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바람 소리라던지, 빗소리 라던지, 해변가의 물이 잔잔하게 파도치는 소리라던지, 풀 벌레 소리 등이 나는 곳에서 게임을 켜두고 자면 너무나 그 소리가 생생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꼭 이 행위가 아니더라도 게임 배경 사운드가 너무나 잔잔해서 게임을 하다가 조는 친구들도 있었다 🙄 ) 처음엔 이 행위가 익숙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몇 번 하다보니 게임 속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는 것이 좋아졌고 듣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카이를 통해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그 친구가 없더라도 종종 그 일을 했고, 그 이후엔 마음에 드는 사운드를 녹음해서 음원 파일로 넣어 잘 때 틀어두었다. 이상하게도, 지금도 여전히, 정말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 소리를 틀어두면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자고 있었더니 내 머리 밑에 배게를 놔준 머머리
빗소리를 들으면 행복해지는 곳

내가 잠을 잘 수 있었던 이유가 왠지 모를 스카이 속의 편안함인지 게임에서 나오는 사운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는 이 덕에 불면증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의존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라도 잠을 잘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은 사운드가 없어도 괜찮다. 간혹 잠이 안오면 녹음해 둔 빗소리나 물소리를 틀어둔다. 유투브에 들어가면 잠이 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사운드 영상들이 많다. 아마 다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

 

작년 꽃놀이 이벤트 마지막날 밤을 함께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꼭 이것 뿐만은 아니다. 자기 전 인 요가와 같은 몸을 풀어주는 운동을 한다던지, 독서를 한다던지 다른 방법들도 있다. 나는 이것 또한 효과를 많이 봤었다. 소설 책 처럼 재밌는 건 안 된다 ^^ (재밌어서 밤을 새워버릴지도...ㅎ)

 

주 요지는 그런 것 같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내가 불면증이 생겼던 가장 큰 원인은 불안함이다. 새벽 같이 일어나야 할 때 잠을 못자는 사람들도 불안해서 잠을 못자는 것일 테니까.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에 오류가 있어서 생기는 불면증은 그냥 본인 탓이다 ^^,, 하루정도 밤을 꼴딱 새서 패턴을 맞추면 된다. 아니면 낮 시간에 너무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경우에도 불면증이 생길 수 있는데 나가서 운동을 해보던지 에너지를 발산해보도록 하자. 이런 이유들이 아니라면 가장 큰 원인은 불안함이 맞을 것이다. 이런 경우엔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본인의 불안함을 없애 줄 수 있는 방법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는 잠이 오지 않을 때 스카이 속 가상의 나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잔다 😌

저와 함께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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