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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도수집노트

seungjin.ll 2024. 12. 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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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수집노트 | 이우일 - 교보문고

파도수집노트 | 어쩌다 난 이런 마이너한 걸 열심히 하게 되었을까? 몸치 만화가의 유쾌한 늦바람! 스릴 만점 서핑 에세이‘노빈손’ 시리즈, 《도날드닭》 등으로 사랑받는 인기 만화가.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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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 기간. 2024. 11. 4 ~ 2024. 12. 22
  • 이우일
  • 비채
  • 지인 대여

 

에세이는 크게 즐겨 읽지는 않지만 동생이 한 번 읽어보라며 한참 전에 방에 놓고 간 것을 이제서야 다 읽었다. 사실 이 책은 가볍게 술술 읽기 좋고 금방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워낙 요즘 독서에 많은 시간을 쓰지 않다 보니 아주 조금씩 조금씩 읽어 드디어 완독 했다. 절대로 재미없다거나 지루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운동하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고 거기다 금방 익히는 편이다. 특히 몸을 써서 하는 운동은 대부분 다 좋아한다. 작가가 즐겨하는 부기보드라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는데, 어쩌면 올해 여름에 캐리비안베이에 가서 한참을 서서 재밌게 본, 짧은 보드 위에서 이리저리 버티고 묘기를 부리던 사람들도 사실 비슷한 것이었으려나 싶었다. 나 또한 부기보드가 아닌 서핑은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그래봤자 두 번이었나 세 번이었나 서핑 강습을 받은 것이 전부다. 서핑 보드가 크다 보니 선생님이 잡아준 파도를 타고 보드 위에서 일어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았다. 물론 아주 맛보기였겠지만.

 

그렇게 접한 서핑도 꽤 재밌었다. 그래도 매년 한 번씩 바닷가에 가서 강습을 받든 한 번씩 타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했는데 워낙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들이 많아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대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장담할 수는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 혹시 나도 늦바람이 들 수 도 있으니 말이다 -- 이 책을 읽고나서도 아직까지는 서핑이든 부기보드든 열정을 태울 마음은 없긴 하다.

 

내가 항상 부러워하는 사람 혹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다. 한 가지에 푹 빠져 몰두하는 사람들. 남들이 보기엔 나도 어느 정도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긴 하지만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난 그렇지 못하다. 이것저것 하는 것을 좋아해서 한 가지에 그렇게까지 깊게 몰입하지 못한다. 나의 부모님께도 딱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즐기지 못하며 살았으니 뭐든 한 가지라도 즐기며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 그런 의미로 작가의 딸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굉장히 흐뭇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책의 에필로그에 작가의 딸이 적어둔 글귀가 있다.

 

하지만 나는 파도타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즐거워하며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 모습을 배우고 싶다.

 

삶을 살아가는 큰 목적 중 하나는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힘들지만 즐겁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갖도록 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큰 행운이 아닐까.

여기 파도타기에 대해 적는 건 그걸 잘 알아서가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파도타기에 대한 글을 적으며 여러 깨달음을 적어두었다. 아마도 읽으며 중간중간 공감을 느꼈던 것은 그러한 깨달음이 어쩌면 모든 분야에서 혹은 인생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편하고 쉬운 길을 택할 수도 어렵고 도전적인 길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길을 택하는 기준이 단순히 그 사람의 성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물론 기본적인 성격의 차이는 분명 있다 -- 작가가 그동안 운전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운전을 즐기지 않는다. 운전이 무섭다거나 어렵다거나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운전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서핑을 하게 되면서 오로지 바닷가를 가기 위해 차를 사고 운전을 한다. 만약 나도 내 열정을 불태울 어떤 일에 운전이 반드시 필요해진다면 더 적극적으로 운전을 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늘 '나는 실행력이 부족하고 도전적인 일을 두려워한다'고 자기 자신을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그런 실행력과 도전적인 태도를 갖출만한 무언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끊임없는 다양한 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창한 시도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조금 경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내 인생을 바꿀만한 무언가를 찾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이 권한다고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절대 아니다. 내가 그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얻을 수 없다. 나도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꿀만한 것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꼭 이 즐거움과 행복감을 한 번쯤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계속해서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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